




남자친구가 집 앞으로 왔다.
아이스아메리카노(디카페인)를 마시며 출발했다.
오륙도에 수국을 보러 가기로 했다.(오륙도해맞이공원)






볕은 그렇게 강하지 않았지만, 그늘이 없어 자외선이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바람이 선선해서 산책하기에 적당한 날씨였다. 수국은 적당히 예쁘게 피어있었고, 사람들도 제법 있다. 사진을 찍고 놀다가 점심을 먹으러 타블도트(W스퀘어)로 갔다.



우리의 데이트는 음식을 먹으면서 점점 나빠졌다.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스파게티가 옷에 튈까 봐 잘 못 먹겠다고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나는 또 숨이 막혀 막지만 싸우고 싶지 않아 그냥 삼켰다. 그리고 정점을 찍은 사건이 발생했다. 상가주차장이 아파트와 연결되어 있어, 차를 찾지 못해 애를 먹다가 주차관리원까지 불러 차를 찾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욕은 기본이고, 웃지도 않은 나더러 이 상황에 웃음이 나오냐는 둥 화낸다고 달라질 것도 없는 상황에 성질을 참지 못하는 그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혔다.(남자친구의 성질머리는 정말 심각하다.)
법륜스님의 말이 떠올랐다. 참을만하니깐 안 헤어지고 있는 거 아니냐고 하신다. 머리는 헤어져야지 하면서 안 헤어진다는 것은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 하셨다. 알람소리에 일어나고 싶지 않지만 일어나는 것은 출근을 하는 것이 그냥 자는 것보다 내게 더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게 아니면 자고 싶은 만큼 자고 잘리면 된다.
집에 오자마자 바나나 반 개를 먹고 집 앞 산책을 나갔다. 만두 산책을 한번 시켜주면서 생각이 또 많아졌다. 그와 이런 일들을 견디어 낼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정리를 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 여러 고민을 했다. 그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마음이 또 조금 풀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었다.
집으로 돌아와 세탁을 하고 샤워를 한다.
레몬쿠키와 조청유과를 먹고 요구르트를 먹었다.
평소보다 저녁시간이 늦어졌다.
밤바람이 추울 정도로 선선하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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