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비가 오더니 오후 네시쯤 되니 드디어 비가 소강상태를 보인다. (내 마음의 비는 아직도 내리고 있다.)
어제는 자정 열두 시가 다되어 집에서 씻고 누웠다. 이렇게 늦게 침대에 눕기는 실로 오랜만이다.

황매산을 오후 늦게 출발해서 부산에 늦게 도착해 저녁을 먹게 되었다.
황매산 철쭉제를 간 것이다. 그나마 늦게 도착해 사람들이 어느 정도 빠져나간 뒤긴 하지만, 확실히 사람들이 적지는 않았다. 주차까지 시간이 제법 걸렸다. 꽃은 언제 봐도 예쁘고 마음을 즐겁게 한다.
장림연탄돼지갈비집에서 돼지갈비를 먹었는데, 양념도 적당하고, 고기도 두툼해서 정말 맛있었다. 나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 등산은 그냥 가볍게 철쭉과의 사진 찍기라 산책 수준에 힘이 전혀 들진 않았지만, 모두들 장거리 차량 운행에 저녁 식사가 늦어져 배도 고프고 지친 듯했다.
저녁에 많이 자지 못했지만, 아침에 그렇게 늦게 일어나지는 않았다. 새벽에 또 잠깐 깨어 수면제를 한 알 먹고 자긴 했다. 어제 모임 저녁 식사 후에 전 남자친구 집에 들러 관계 정리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애매함은 아직도 남아 있다. 내일(월요일)은 백병원(남자친구 손가락 종양 악화)에 같이 가기로 했다. 진심으로 걱정이 많이 되어 함께 가주고 싶었다. 나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복잡하고 어렵다. (너도 그렇지 않냐고 물어보고 싶다.)
오늘은 비가 와서 집에 박혀 인도 영화(드라마) 한편을 보며 엉엉 울었다. (다시, 서울에서)
점심에는 동생이 구워준 연어도 맛있게 먹고, 중간중간 달달한 초코 간식들(초코 마카다미아, 빅파이, 에너지바, 로아커 웨하스 등)을 챙겨 먹고 종일 누워서 따듯한 커피도 세잔이나 내려 마셨다. 이불속에서 책도 조금씩 읽었는데, 온갖 걱정과 생각들이 머릿속을 자꾸 비집고 쑤셔 되니 온전히 책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편안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데, 마음속의 숙제는 언제쯤 해결이 되려는지 힘겹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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