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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같은 하루

2026년 3월 24일 (화) (이별극복일상)

by creamfox 2026. 3. 24.

어젯밤에는 길게 잘 잤다. (수면제를 먹긴 했다.)
저녁 10시경 잠들어서 새벽 4시 넘어 한번 깼으니 말이다. 그 후 조금 잠을 설치긴 했지만, 꿈을 꾸고 깨니 7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꿈 속의 백사장은 너무 아름다웠다. 하얗다 못해 투명하고 가는 입자의 모래들 위에 나도 무척 아름다웠다.
투명한 바닷물이 그 위를 비추었고, 하늘 마저 바닷물로 비춰주니 온 세상이 투명한 바다가 되어 버렸다.
나의 원시 모습 그대로 너무 아름다웠다.

그 순간 재미있는 건 내가 싫어하던 두 사람과 함께였다는 것이다. 용서하면 빛나는 건 결국 나였다.
 
꿈을 상기해보며 조금 뒤척이다가 아침을 맞이했다.
전 남자친구는 일상을 되찾고 등산 모임장을 다시 해보려는 몇 가지 행동을 보여 주었다. (잠시 운영진에게 맡겨둔 모임장을 되받아서 미활동인을 강퇴하고 아침 인사도 간단히 남겨 두었다.)
나는 결혼으로 인해 오월쯤에 애정하는 동생이 멀리 가게 되어 활동을 못할때 자연스럽게 모임을 나갈 예정이다.
아무튼 내가 어제 그에게 남긴 인사가 자신의 죄책감을 어느 정도 덜었을 것이고, 자신을 괴롭히던 두 사람의 연락이 끊겨서 이제 좀 마음의 평화가 온 모양이다.
(그래도 내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기에 이건 다 나의 생각뿐임을 적시해둔다.)

아침을 건강하게 든든히 챙겨 먹었다.
일광산(네비게이션:백두사) 갈 예정이다. 바깥 날씨가 미세먼지로 뿌옇기는 했지만, 산은 조금이라도 나을 것이다. 

내가 도착할때쯤에는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바람이 좀 불긴했지만 오르막으로 오를 예정이라 괜찮을 것 같았다. 초입부터 개나리와 진달래들이 활짝 미소지으며 나와 만두(강아지)를 반겨 주었다. 밝은 볕만큼이나 마의 기분도 밝아졌다. 만두도 신이 나서 뛰어 올랐다. 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진달래 꽃길을 걷는 동안 너무 행복했다.

화려하게 만개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듬성듬성 피어난 진달래가 더 예뻐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아무튼 중턱까지 진달래들 덕분에 힘들지 않게 올라갔다. 정상은 미세먼지로 이쁘진 않았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등산길이었다.

내려오는 길은 반대쪽 임도를 따라갔는데,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쑥을 캐고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평일 한낮의 여유가 따사롭게 다가왔다.


주차를 했던 절 입구에서는 산토끼를 만났다. 아주 튼튼하고 똘똘하게 생긴 녀석이었는데, 개나리를 먹는다. 만두가 갑작스럽게 토끼에게 달려가는 바람에 만두를 놓쳐 나는 아주 혼쭐이 났다. 만두를 잃어버리는 줄 알았다. 처음에는 버럭했지만, 30초간 꼬옥 안아 주었다.
당연하게 내 곁에 있는 소중한건 있을때 잘 못느끼기에 스스로 항상 상기시키면서 감사하게 여기며 살아야한다.
집으로 돌아와 미역국을 먹었다. 등산모임 단톡방에서 한 동생이 콰자대회를 알려주어 참석을 해두었다. (6월 이후에 금정산을 가야한다.) 나는 단톡방에 오늘 본 토끼와 진달래를 자랑했다. 대부분은 별 반응이 없다. 사람들은 만개한 진달래를 더 좋아하는 모양이다.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하고 잘 잘수 있기만을 바란다.
못자도 상관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기로 한다.
(요즘 흔들릴때 마다 펴보는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은 힘든 나의 마음을 잡아주는 든든한 친구다.)
오늘 하루도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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