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눈을 떠서 지난주부터 염두에 두었던 거제산타고 인증(11개 산)을 하러 갈지 말지 한참 고민했다. 월별 세 개 이상 인증이 안되기 때문에 3월 마지막날인 오늘 두 개라도 하면 한 달은 당겨 인증을 완료할 수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당장 좋은 공기를 마시러 가기 위해 몸을 움직이기로 하고, 날씨를 확인해 보니 아침 아홉 시 이후에 비는 대부분 그친다고 나온다.
산방산과 앵산을 찍고 올 생각이다. 평일이라 혼자 만두(강아지)를 데리고 가려니 조금 무섭기는 하지만 낮이라 괜찮을 거라 생각해서 등산 코스를 서치 해보고 출발했다.
부산(수영구)에서 산방산까지 가는데 두 시간여 걸렸다. 만두가 갑갑해하는 것 같아서 오션블루가덕휴게소에 들렀다. 맛있는 우도땅콩과자를 사 먹었다. 이 휴게소에만 오면 호두과자대신 이 고소한 땅콩과자를 먹는다.


그리고 휴게소를 나와 조금 더 가서 새거제관광휴게소의 엘피지 가격(981원)이 착해서 가스를 보충을 하고 갔다. 고유가 시대(전쟁)에 휘발유가 아닌 가스를 먹는 내 차는 나의 재정에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LPG충전소에서 충전해 주시는 사장님이 감사하게도 시원한 생수 한 병을 주셔서 등산 때 요긴하게 마셨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거제의 산방산 가는 길과 앵산가는 길마다 목련과 개나리 그리고 벚꽃들이 저마다 봄이라고 속삭여 주었기에 기분은 밝아졌다.
산방산은 거의 오르막이다. 그냥 80%가 오르막이라 보면 된다. 그래도 진달래들 때문에 그나마 즐겁게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뷰가 있어 심심하지 않았다. 전망뷰는 정말 미쳤다. 거제도산타고의 인증산은 다 예뻐서 거가대교 비용만 아니면 정말 하나씩 등산하면서 힐링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한번 오면 두세 개는 인증하고 가야 한다. 정상에서 초콜릿 하나 까먹고 만두랑 사진 찍고 내려왔다. 해가 비춰서 더웠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맑아졌다. 비로 인해 공기가 깨끗해서 좋았다.
하산하자마자 바로 다음 행선지인 앵산을 향했다. 여기는 좀 긴장이 되는 게 들머리 설명이 다양하고 복잡했다. 역시나 나는 네비로 도착해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다가 다시 올라가서 또 왼쪽으로 가는 바람에 오백 여미터 걸어서 들머리를 찾았던 것 같다. 이십여분을 날려먹으니 마음이 급해졌다. 다음부터 최대한 좀 더 야무지게 알아보고 가야겠다. 여기는 경사가 산방산보다는 나았는데, 예쁜 건 정상 밖에 없어서 재미가 적었다. 그래도 여기서만 보이는 야생화가 있었다. 보랏빛 머금은 작고 긴 바람개비 같은 꽃이다.
그렇게 좋은 길로 빠르게 올라갔는데 반쯤 왔나 모르겠는 지점에서 만난 계단이 보인다. 나무 통나무로 된 계단이 저 멀리 천국의 계단처럼 버티고 있었다. 거의 십오 분 이상 계속 통나무 계단을 오르는데, 나도 만두도 헐떡이며 올랐다. 언제 능선 나오냐며 오르는데 아저씨 한 분이 내려오셔서 여쭤보니 진짜 조금만 가면 능선이란다. 우리는 힘을 내 잽싸게 도착했다. 사람은 딱 한 분 만났고, 날은 다시 점점 흐려지니 조금 무섭기도 했다. 혹시나 하여 동생한테 앵산 등산 중이라는 톡을 남겨두었다. 그래도 정상 뷰는 거제도라 안 이쁠 수가 없다. 인증하고 후다닥 내려오니 한 시간 걸린 듯하다. 앵산은 앵하고 내려온 것 같다. 오르내리는데 한 시간여 걸린다.
퇴근시간을 피하기 위해 후다닥 차를 몰아 집으로 향한다.
삼월 마지막 날에 산 두 개를 잡았으니, 내일 올 다음 달부터 세 개씩 인증하면 될 듯하다. 힘들었지만 뿌듯하다. 길 찾기와 운전하기까지 하니 정말 힘들긴 하다. 자연스럽게 전 남자 친구가 생각난다. 그땐 이런저런 생각 없이 신나게 산을 오르기만 하면 되었는데, 사라지고 난 자리에서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이제 스스로 찾아서 다니고 길을 잃어보기도 하면서,
처음 가보는 산도 홀로 타는 용기와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https://blog.naver.com/story_creamfox/224236176172
네이버 블로그에 등산 코스 안내하는 글을 시간 날 때마다 저장 중에 있다.
나처럼 혼등러 길치가 있다면 조금이라도 길안내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작은 마음이다.
산방산 등산코스, 앵산 등산코스 (2026.03.31.)
거제산타고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한달에 세개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삼월의 마지막날 총 11개 중 두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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